2중 혈액형 키메라 현상

네, ‘2중 혈액형’ (즉, 한 사람의 몸에서 두 가지 혈액형이 동시에 검출되는 현상)은 상황에 따라 단기적일 수도 있고, 영구적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단기적이고, 어떤 경우에 영구적인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단기적으로 2중 혈액형이 가능한 경우

 

  • 대량 수혈 (Massive Transfusion):
    • 극심한 출혈 등으로 인해 대량의 혈액을 수혈받는 경우, 환자 자신의 혈액형과 수혈받은 혈액의 혈액형이 일시적으로 섞여 두 가지 혈액형이 동시에 검출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우리 몸의 혈액 세포는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교체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수혈받은 혈액 세포는 점차 사라지고 환자 자신의 골수에서 생성된 본래 혈액형의 세포들이 혈액을 채우게 됩니다. 보통 몇 주에서 몇 달 안에 원래의 혈액형으로 완전히 돌아옵니다.
  • 골수 이식 초기 (Bone Marrow Transplant – Initial Phase):
    • 골수 이식 후, 공여자(기증자)의 골수에서 새로운 혈액 세포가 생성되기 시작하고, 동시에 환자 자신의 기존 혈액 세포가 남아있는 과도기에는 두 가지 혈액형이 모두 검출될 수 있습니다.
    • 이 시기를 ‘혼합 키메라(Mixed Chimerism)’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하지만 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공여자의 골수가 완전히 자리 잡으면, 모든 혈액 세포는 공여자의 혈액형으로 바뀌게 되어 더 이상 2중 혈액형이 아닌 공여자의 단일 혈액형을 가지게 됩니다.
  • 일부 질병이나 감염:
    • 매우 드물지만, 특정 혈액 질환(예: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나 일부 박테리아 감염 등은 일시적으로 적혈구 표면의 항원 발현에 영향을 주어 혈액형 검사 결과가 일시적으로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질병이 치료되면 혈액형도 원래대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영구적으로 2중 혈액형이 가능한 경우

 

  • 키메라 현상 (Chimerism):
    • 이것은 위에 설명드린 ‘두 가지 혈액형을 가진 사람’의 가장 대표적인 영구적인 경우입니다.
    • 쌍둥이 간 혈액 교환: 이란성 쌍둥이가 태아기에 태반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조혈모세포(혈액 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가 교환되어 몸 안에 공존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각자의 유전형을 가진 혈액 세포가 평생 동안 몸 안에 존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두 가지 혈액형이 영구적으로 검출됩니다. 이는 매우 드문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 “사라지는 쌍둥이 증후군 (Vanishing Twin Syndrome)”: 초기 쌍둥이 임신 중 한 태아가 소멸하고, 그 태아의 세포가 살아남은 태아의 몸에 흡수되어 키메라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성공적인 골수 이식 후 (Bone Marrow Transplant – Permanent Change):
    • 골수 이식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공여자의 골수가 환자의 몸에서 완전히 기능하게 되면, 환자의 모든 혈액 세포는 공여자(기증자)의 혈액형으로 바뀌게 됩니다.
    • 이 경우, 환자는 기존의 자신의 혈액형이 아닌 ‘새로운’ 혈액형을 평생 가지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2가지 혈액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혈액형에서 공여자의 혈액형으로 완전히 바뀐 것이지만, ‘자신의 원래 혈액형이 아닌 다른 혈액형을 가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요약하자면, 대량 수혈이나 골수 이식의 과도기 등은 2중 혈액형이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이지만, 자연적인 키메라 현상이나 성공적인 골수 이식 후에는 혈액형이 영구적으로 바뀌거나 두 가지 유전형의 혈액 세포가 평생 공존할 수 있습니다.

영구적인 2중 혈액형 키메라 현상에서 각각의 혈액형을 가진 피는 두 종류의 서로 다른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s)로부터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조혈모세포들은 각각 **몸 안의 골수(Bone Marrow)**에 자리를 잡고 혈액 세포를 계속해서 생산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키메라 현상의 핵심: 두 종류의 조혈모세포 공존

 

일반적으로 한 사람의 몸에는 하나의 유전적 구성을 가진 조혈모세포만 존재하며, 이들이 모든 혈액 세포를 생산합니다. 하지만 영구적인 키메라 현상(특히 이란성 쌍둥이 간 혈액 교환에 의한 키메라)의 경우:

  1. 원래 자신의 조혈모세포: 키메라를 가진 개인 본래의 유전자를 가진 조혈모세포가 존재합니다. 이 조혈모세포들은 본래 그 사람의 골수에 위치하며, 원래의 혈액형(예: A형)을 가진 혈액 세포를 지속적으로 생산합니다.
  2. 다른 개체(보통 쌍둥이)의 조혈모세포: 태아기에 태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쌍둥이 중 한 명의 조혈모세포가 다른 쌍둥이의 몸으로 넘어가 그곳의 골수에 성공적으로 “생착(engraftment)”하여 자리를 잡습니다. 이렇게 이식된 조혈모세포는 이식된 몸의 골수 내에서 생존하며, 원래 자신의 혈액형과는 다른 혈액형(예: B형)을 가진 혈액 세포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혈액 세포 생성의 장소: 모두 ‘골수’

 

따라서, 영구적인 2중 혈액형 키메라 현상을 가진 사람의 몸에서는 두 종류의 유전자형을 가진 조혈모세포가 모두 같은 장소, 즉 ‘골수’ 안에 공존하면서 각기 다른 혈액형의 혈액 세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혈액으로 방출합니다.

이 경우 혈액 검사를 하면 A 항원도 검출되고 B 항원도 검출되는 등, 두 가지 혈액형의 특징이 동시에 나타나게 됩니다. 이는 하나의 유전자가 두 가지 항원을 모두 발현시키는 일반적인 AB형과는 다른, 실제로 두 종류의 혈액 세포가 섞여 있는 상태인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영구적인 키메라 현상에서 두 혈액형의 피는 모두 동일한 개인의 골수 안에서, 서로 다른 유전적 기원을 가진 조혈모세포로부터 각각 생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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